7. 천칭자리
천칭자리는 황도12성좌 중 제 7의 자리랍니다.
천칭자리는 초여름부터 남쪽 하늘에서 보기 시작해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는 7월 하순이에요.
천칭자리에는 3등성 이하의 별뿐이에요.
아고고, 살짝 어두운 별 뿐이네요.
이래서 천칭자리를 보는게 좀 어려운가봐요.
처녀자리와 전갈자리 사이에 있어서인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와 법의 여신 테미스의 딸이자,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에아가 들고 있는 선악을 재는 저울(천칭)이라고도 하지요.
혹은 이를 가리켜 전갈자리의 집게발이라고도 한답니다.
아주 옛날에는 추분점이 천칭자리에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별자리에 밤낮의 길이를 재는 천칭의 이름과 형태가 주어졌을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철학적인 별자리인 것 같아요.
혹은 과학적인 별자리인 것 같네요.
현재의 추분점은 세차운동으로 인해 처녀자리로 이동하고 있어요.
또한, 천칭자리는 농민들에게 파종 시기를 알려주는 대단히 중요한 별자리였어요
천칭자리의 신화
옛날 하고도 더 옛날, 신과 인간들은 신들의 신이자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 때를 황금시대라고 불렀어요.
모든 생물은 늙지 않았고, 지상에서 누리고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받으며, 어떠한 고통이나 번민도 없이, 그저 행복하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어쩌면 인간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해요.
요즘은 너무 힘들어서...ㅠㅠ
겨울이 생기고('처녀자리' 편 참조), 황금시대가 아닌 은의 시대로 들어서면서부터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을 해야만 했어요.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자신의 것을 위한 쟁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신들은 지상에서 인간과 함께 살았다고 해요.
하지만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신들은 모두 천상계로 올라가 버렸어요.
다행히도 사람들은 싸우기는 했지만 결코 살인은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에아와 그의 여동생 자비의 여신인 아이도스는 지상에 남아 계속해서 사람들의 정의에 대해 설파했지요.
신들이 볼때는 인간들이 안쓰러웠나봐요.
끝까지 남아서 어떻게든 교화를 시키려 했으니 말이에요.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에아는 손에 천칭을 들고 있다가 인간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면 그 당사자들을 천칭에 올려놓고 옳고 그름을 쟀지요.
바른 인간을 태운 접시는 올라가고, 부정한 인간을 태운 접시는 내려갔다고 해요.
이 천칭을 갖고 아스트라에아는 공정하게 재판을 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은의 시대가 끝나고, 청동의 시대가 되자 사람들은 더 야만적으로 변해 버렸지요.
친형제조차도 죽이기 시작했고, 서로를 죽이고 괴롭히며 그들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걷고 말았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청동의 시대에 이어지는 영웅의 시대에는 신들을 존경하는 영웅들이 나타나 이전보다는 나은 시대가 되었어요.
그러나 그것을 지나 철의 시대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완전히 타락했고, 집단으로 무기를 들고 다니며 전쟁을 하기 시작했지요.
인간들의 세상이 이렇게 되자 마침내 아스트라에아도 인간들을 포기하고 천상계로 가버렸지요.
이 때 천상계로 올라갈 때에 아스트라에아가 들고 있던 천칭은 천칭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포기를 해버릴 정도의 수준이었나봐요.
어떻게 보면 함께하고 또 더불어, 서로 어우러져 사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요.
하지만 그 어우러짐은 서로에게 좋은 것, 옳은 것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해요.
서로에게 안 좋은 것, 부정한 것이 된다면 결국 천칭자리의 신화처럼 인간을 포기한 아스트라에아처럼 우리도 서로가 서로를 포기하게 될테니까요.